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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눠서 세계일주/얼음에서 태양까지 1 (런던, 아이슬란드)

3. 악연으로 만난 영국친구

2019.12.27 금요일

 

  러시아는 정말 거대하였다.

잠, 영화 1편, 또 잠, 독서, 다큐멘터리 1편, 식사 10시간을 앉아 있었는데 아직도 러시아 상공이다.

지도에서 큰나라는 실제로 더 거대하였다. 저 큰 땅에 사람이 얼마나 살까? 아무 땅에 집짓고 살아도 안 걸리겠다.

이런 생각을 하며 나중에 타보리라 생각하던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얼마나 고된 일정이 될지 살짝 가늠해 보았다.

 

이륙할때부터 내 좌석의자가 문제였다. 등받이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 자꾸 조금씩 뒤로 밀렸다. 그것도 모르고 뒤에 앉아 있던 외국인이 자꾸 나에게 뭐라고 한다. 짧은 영어지만 잘 설명하여 오해는 풀었지만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그래도 몸은 편했다. 이 외국인은 인연이였는지 나중에 런던에서 같이 지하철을 타고 시내까지 함께 이동하였다. 30분정도 이런 저런이야기를 했다. 첫만남은 불편한 사이였지만 그는 꽤 친절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런던에서 피시엔칩스 맛집도 가르쳐 줬는데 가보고 글 쓸 예정이다.(결국 못갔다.)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런던에 도착했다. 처음 방문한 도시, 특히 세계적인 대도시에서 택시는 일단 예외사항. 지하철을 타고 시내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맞다! 런던 입국수속할때 느낀점은 한국이 대단한 나라라는 점이다. 까다로운 나라일 줄 알고 약간 긴장하며 입국하였는데 우리나라 여권은 입국라인이 영국인과 함께서며, 심지어 무인수속으로 입국했다. 여권에 도장을 찍고 싶은 사람은 대면심사를 해야하는 것 같다. (도장 필요여부를 안내해주는 입간판이 있었는데 모르고 지나갔었다.)

 

어느나라나 처음가면 느껴지는 약간의 막막함. 이 세렝게티 같은 곳에서 택시 호객이나, 여행객을 노리는 약탈자들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 두리번 거리지 않고 길을 잘 아는 사람처럼 당당하게 걸었지만 눈은 빠르게 돌며 TRAIN이라는 간판을 찾았다. 그다음 두번째 막막함은 처음 경험하는 이 나라 지하철 자판기의 인터페이스와 내 뒤로 서는 긴 줄이다. 나는 얼마짜리 표를 사야하는가? 뒤에 계시던 영국 아주머니께 도움을 청해 무사히 표를 구매하였다. Thank You를 연발하며 플렛폼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핸드폰 로밍을 확인하고 있는데 아까 뒷자리에 앉았던 영국인이 나에게 왔다. 

 

아까 오해는 풀었지만 다시 한번 사과하고 같이 지하철을 탔다. 영국 지하철의 첫 느낌은 좋다. 그 영국인과 나는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했다. 서로 이름을 묻고 가르쳐줬다. 내 영어 이름 Bryan을 가르쳐 줬더니 한국이름을 가르쳐 달란다. 다들 알다싶이 한국이름은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려운 편이다. 그런데 이친구 생각보다 똑바르게 내 이름을 발음한다. 놀라웠다. 내 선입견에 반성한다. 그리고 미안했다 나는 그 사람 이름을 까먹었는데 그 친구는 끝까지 내 한국이름을 부르더라.

 

그 친구는 중국에 3주동안 베이징포함 여러도시를 여행다녔다고 한다. 한국은 온적이 없지만 가보고싶다고 했다. 북한과 남한을 이야기하며 한국에 못가는 이유가 분단된 국가라 무섭다고 한다. 런던에 산지 3년쯤 되었고, 영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했다고 했다. 그리고 작은 축구클럽을 응원하는데 내가 잘 모르는 팀이였다. 그랬더니 리버플도 좋아한다고 했다.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날 수 있겠지 했는데 영국에 그 친구랑 비슷하게 생긴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제 못볼것 같다.

 

베이징 - 런던

 

이 글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여행의 글입니다.

당시 작성한 여행일지 내용을 옮겨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