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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눠서 세계일주/얼음에서 태양까지 1 (런던, 아이슬란드)

7. 영국 지옥철 체험 (버킹엄궁, 런던아이)

2019.12.29 일요일. 런던.

 

  새벽부터 잠을 못잤다. 오늘 또 게스트하우스 1층에 테이블에서 여러가지를 정리했다. 런던여행사진과 여행일지를 정리했다. 오늘이 런던 마지막 날이다. 짐을 챙기고 나가야 하는데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이 도저히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게스트하우스의 이 방은 15명 정도가 한 방을 쓰는 도미토리 구조이다. 어쩔 수 없이 최대한 조용히 짐을 챙겼다. 가방에 챙겨온 비닐이 왜이리 많은지 바스락 소리가 방을 가득 채웠다. 이럴수록 주눅들지 말고 당당해야한다. 빠르고 정확하게 행동하는게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당당하고 바스락 거리며 짐을 챙겨 리셉션에 갔다. 짐을 맡기려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더니 흔쾌히 맡아줬다. 노트북이 들어있는 백팩까지 꽁꽁 묶어서 맡겼다. 조금 찝찝하긴 하지만 뭐 어쩔 수 없다. 짐을 맡기고 길을 나섰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킹스크로스역으로 가는 길. 길 가운데 한번쯤 가서 커피를 마셔보려고 했던 카페를 보며 결국 못가봄에 아쉬웠다. 버킹엄궁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위해 친구와 만나기로 했다. "그린파크"역에서 걸어서 궁까지 가는데 수많은 사람이 마치 궁으로 진격하는 것 같았다. 나는 잠시 진격의 무리에서 조금 떨어져 조용한 길로 버킹엄 궁을 향했다. 길 가는중 앵무 2마리가 있었다. 영국은 앵무가 비둘기 역할을 하는가 보다?라는 생각을 하며 남은 길을 걸었다. 버킹엄 궁 앞에서 친구를 만났다. 교대식까지 약 1시간 남았다. 날씨가 쌀쌀한데 기다려야 한다. 분수에 걸터앉아 기다리는데 옆에 어떤 사람이 담배를 핀다. 아니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담배를 피다니 너 어디나라냐? 군악대가 멀리서부터 연주를 하며 걸어온다. 뒤에 근위병들이 따라온다. 거리가 있어서 교대식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루하거나 그렇지 않았다. 뭐 광화문 교대식이랑 비슷하네.

 

 

근위병 교대식

 

 교대식이 끝난 후 우리는 워터루역으로 향했다. 워터루역은 생각보다 큰 규모였고 영화의 배경지로 유명하다. 역밖으로 걷다보니 wework가 보인다. 나는 한국에서 wework를 사용하는 중이다. 전세계에서 사무실을 사용 할 수 있다니 나중에 한번 방문해서 밀린 일을 해야겠다. 런던아이로 가는 길에 점심 먹을 햄버거 집을 찾았다. 20분 정도 기다려야 자리가 난다고 한다. 나와서 다른가게를 찾다가 그냥 20분 기다리는 걸 선택했다. 처음 오는 잘 모르는 곳에서 괜히 의미없이 돌아다니는 경우가 생긴다. 햄버거 집을 예약하고 바로 앞 런던아이를 구경했다. 그 옆으로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아직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었다. 한바퀴 돌아보니 차례가 되었다고 연락을 받았다. 부지런히 식당으로 돌아가서 자리에 앉았다. 햄버거는 겉은 익고 속은 붉은 패티의 버거가 나왔다. 배고파서 그럴지 모르겠지만 맛은 잊을 수 없는 부드러움과 간이었다. 

 

런던아이 옆 크리스마스 마켓

 

이제 공항에 가기 위해 각자 숙소에 가서 짐을 찾아 만나기로 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짐을 찾아 튜브(지하철)를 기다렸는데 사람이 꽉 찬 지하철이었다. 런던에서 지옥철을 겪을 줄 몰랐다. 친구와 "그린파크"역 가장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내리는 문이 내 앞이길 간절히 바랬다. 내가 가진 이 많은 짐을 들고 지옥철 사람들을 뚫고 반대로 나가는건 두려웠다. 확률이 있다. 지난 3정거장도 반대편에서 열렸으니 이번에는 내쪽에서 열리겠지. 그래야 쉽게 내린다. 하지만 아쉽게 반대편이었다. "EXCUSE ME (실례합니다가 아닌 진짜 날 용서해라)" 외치며 사람들을 뚫고 내렸다. 친구를 만나 공항을 가기위해 다시 지하철을 타려는데 역시나 지옥철이다. 한대를 보낸 후 겨우 탔다. 진짜 인천공항철도는 신의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옥 같은 지하철을 타고 공항에 도착하였다.

 

 여유를 찾아 느긋히 커피를 마시며 공항 안을 구경하다보니 시간이 다됐다. 게이트를 가려고 하는데 오 마이 갓! B게이트까지 상당히 멀었다. 히드로 공항은 참 크고 또 컸다. 열심히 땀내며 걷고 뛰여 겨우 게이트에 도착했다. 아이슬란드 가는길이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정반대 북극과 가까운 그 곳을 향해 비행기를 탔다.

 

아직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지 않았는데 이미 몸이 지친듯하다.

 

 

런던 3일차 마지막 날